[친환경 제로 웨이스트 미니멀 라이프] 8편: 배달 음식 주문할 때 쓰레기 최소화하는 3가지 거절 기술
마트에서 용기내 장보기를 실천하며 비닐 쓰레기를 대폭 줄였다는 뿌듯함도 잠시, 지독한 야근을 마치고 돌아온 어느 목요일 밤에 큰 고비를 맞이했습니다. 도저히 요리할 기운이 없어 스마트폰을 켜고 배달 앱으로 떡볶이를 주문했죠. 30분 뒤 도착한 봉지를 열자마자 밀려오는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플라스틱 커다란 용기 세 개, 단무지가 담긴 작은 팩, 비닐을 뜯기 위한 플라스틱 칼, 그리고 쓰지도 않을 일회용 숟가락과 젓가락까지. 단 한 끼의 식사로 인해 주방 싱크대는 순식간에 플라스틱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편리함의 대가는 생각보다 가혹합니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배달 문화는 우리 삶을 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한다고 해서 배달 음식을 평생 끊고 살기란 현대 사회에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배달을 완전히 금지하는 강박이 아니라, 주문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거절의 기술’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배달 음식을 먹으면서도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착시킨 현실적인 노하우와 거절 기술 3가지를 소개합니다.
기술 1: 체크박스 너머의 요청 사항, 일회용품 거절의 구체화
배달 앱을 이용할 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자주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체크박스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버튼을 누르면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음식을 받으면 일회용 젓가락이 버젓이 들어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는 바쁜 조리 과정에서 라이더와 주방 직원이 체크박스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거나 습관적으로 수저를 집어넣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저는 가게 요청 사항 란에 한 번 더 명확하게 문장을 작성합니다. "집에서 먹으니 숟가락, 젓가락, 일회용 칼, 물티슈는 정말로 빼주세요. 안 주셔도 별점 5점 드립니다"라고 구체적으로 적는 것입니다. '정말로 빼달라'는 강조와 사장님들을 안심시키는 매너 있는 한마디가 더해지면, 조리하시는 분들도 한 번 더 인지하고 일회용품을 제외해 줍니다. 집안에 쓰지도 않고 쌓여가는 정체불명의 플라스틱 수저들을 원천 차단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기술 2: 자잘한 반찬과 소스류의 사전 거절
배달 음식을 시키면 메인 메뉴 외에도 단무지, 쌈무, 정체불명의 국물, 시판 소스 등 자잘한 플라스틱 소형 용기들이 줄줄이 따라옵니다. 평소 먹지 않거나 집에 이미 있는 반찬들임에도 기본 구성이라는 이유로 배달되어 결국 뜯지도 않은 채 음식물 쓰레기와 플라스틱 쓰레기로 동시 분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주문 전 요청 사항을 통해 영리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치킨을 시킬 때 "치킨무와 머스터드 소스는 먹지 않으니 제외해 주세요", 족발을 시킬 때 "상추와 마늘은 빼주셔도 됩니다"라고 적는 것입니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재료비를 아낄 수 있어 좋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먹지 않는 음식을 처리해야 하는 수고로움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동시에 줄일 수 있어 윈윈(Win-Win)입니다. 내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는지 정확히 알고 주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기술 3: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및 근거리 '포장 주문' 활용
최근 일부 배달 플랫폼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스테인리스나 튼튼한 다회용 밀폐용기에 담아 배달하고, 식사 후 가방에 넣어 문 앞에 내놓으면 전문 업체가 수거해 세척하는 방식입니다. 아직 모든 지역에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사는 지역에 이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이용해 보니 쓰레기가 전혀 나오지 않아 식후 뒷정리가 놀라울 정도로 간편해지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만약 다회용기 배달이 불가능한 지역이거나 배달 팁이 부담스럽다면, 집 근처 맛집의 경우 스마트폰 앱 대신 전화로 '포장 주문'을 한 뒤 집에서 쓰는 냄비나 밀폐용기를 들고 직접 가지러 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떡볶이나 찜닭 같은 메뉴는 집에 있는 냄비를 들고 가 담아오면 집으로 걸어오는 동안 음식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고, 플라스틱 쓰레기는 완벽하게 '0'이 됩니다. 조금의 귀찮음만 감수하면 지구도 지키고 배달비도 아끼는 건강한 미니멀 라이프가 가능해집니다.
죄책감 대신 유연한 대처로 지속하기
배달 음식을 먹을 때마다 매번 완벽하게 쓰레기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내 요청 사항을 깜빡하고 일회용품을 가득 넣어 보낸 사장님을 원망하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은 자신을 자책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로 웨이스트의 본질은 피로감을 느끼며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선에서 꾸준히 이어가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배달 용기가 생겼다면, 깨끗이 씻어서 집안의 다른 용도로 재사용해 보세요. 배달 용기는 튼튼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깨끗이 씻어 말리면 베란다 화분의 받침대로 쓰거나, 서랍 속 자잘한 양말과 속옷을 구분하는 수납 칸막이로 훌륭하게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편리한 배달 문화를 문명적으로 누리면서도 지구에 미안함을 덜어내는 방법은 우리의 작은 관심과 '거절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밤 배달 앱을 켜기 전, 요청 사항 칸에 쓰레기를 줄이는 나만의 한 줄을 꾹꾹 눌러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 핵심 요약
배달 주문 시 일회용 수저 거절 체크박스 외에도 요청 사항에 "물티슈, 일회용 칼 제외" 등의 구체적인 문구를 적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먹지 않는 기본 반찬(단무지, 치킨무, 소스류)을 사전에 거절하면 음식물 쓰레기와 소형 플라스틱 용기 배출을 동시에 막을 수 있습니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집안의 냄비나 용기를 지참해 포장 주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쓰레기 차단법입니다.
🔮 다음 편 예고
다음 9편에서는 친환경 라이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에코백'과 '텀블러'의 반전을 다룹니다. 무심코 여러 개 사 모으는 에코백과 텀블러가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원리를 살펴보고, 진짜 친환경이 되는 '손익분기점 사용 횟수'의 과학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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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일회용품 제외를 요청했음에도 그냥 배달되어 곤란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나만의 기발한 배달 쓰레기 줄이기 팁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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